나를 따라 온 산
-
도명산나를 따라 온 산 2018. 8. 26. 22:31
2012, 4월 6일 인터넷 날씨 검색 결과는 오후에 비 아니면 눈이 뿌린댄다. 뿌린다는 말에 주목하고 가벼운 맘으로 길을 떠났다. 뿌린다는 말은 곧 흩날린다, 라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가벼운 맘이었다. 눈보라는 그쳤건만 바람은 금방이라도 나를 내동댕이 칠 기세다. 바람은 불어도 나는 웃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최면에라도 걸린것 처럼 웃는 나. 난 이끼가 낀 바위를 사진을 보고서야 이런 곳이 있었던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같은 길을 둘이 갔건만 누구는 보고 포커스를 들이댔고, 누구는 사진을 보고서야 이런 곳이 있었던가~ 하는 이 누각은 선의재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공직에서 물러나 학문과 수양을 했던 곳이다. 우암 선생의 흔적은 전국 곳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가장 기억나는 곳은 보길도 해변가에 ..
-
-
칠곡군 기반산성(2014, 6월 15일)나를 따라 온 산 2014. 10. 20. 14:46
칠곡군 가산산성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외침에 대비 삼중으로 축성한 호국산성이다. 산성이라길래 남한산성정도로 생각해다가 큰코를 다쳤다. 힘들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가실성당이었다. 몇년을 벼른 곳이긴 해도 동유럽을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 형진님에게 거절하기는 쉽지 않아 따라 나섰다. 칠곡군 송정자연휴양림에서 자고 아침 일찍 산행을 나섰다. 이름은 들어본적이 없는 무명산이지만 휴양림에서 잔 만큼 의무감으로 산행길에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표지석과는 달리 동네 뒷산같은 분위기다. 힘은 배로 든^^*
-
-
주왕산나를 따라 온 산 2012. 11. 6. 14:45
경북 청송 주왕산이다. 이곳만큼 내 추억의 한장을 깊게 각인된 곳도 없으리라. 내 처녀시절 마지막 여행지이다. 한치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알아갈 즈음이다. 그야말로 일주일 앞도 모르고 청바지를 입고 산야를 누비던 시절이다. 이 주왕산을 다녀온 딱 일주일 후, 나는 첫선을 보고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살아보니 그랬다. 그넘이 그넘이고 그년이 그년이라는 것을~ 그러나 나는 일찌감치 그 엄청난 진리를 터득,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로 낙점했다. 내가 배우자를 택한 기준을 이랬다. 첫째. 혐오감을 느낄만한 외모가 아니고, 둘째, 평생 밥을 굶기지 않을 철밥통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강원도 남자가 아니고, 아들만 있는 집 남자가 딸만 있는 우리집 아들 노릇도 가능할 것이라는 철저한 기준에 딱 맞게..
-
주산지나를 따라 온 산 2012. 11. 6. 14:41
11월 3일 아들만 둘을 둔 둘째 언니가 노총각 둘 중 하나를 처치하는 날이었다. 조카가 장가간다니 기쁜 마음으로 넉넉히 2박3일 일정으로 길을 떠났다. 떡 본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하잖는가, 결혼식을 마치고 막바로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주산지로 향했다. 이 곳 또한 그림으로 숱하게 봐와 가본 이상으로 눈을 감아도 훤히 그려지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주산지, 그러나 계절에 따라 늘 변하는 게 자연이 아니던가. 그림에서 봐왔던 물에 잠긴 왕버들의 풍경은 없었다. 생명을 다해가는 왕버들을 살리기 위해 저수지의 물을 뺐다는 게 그 이유다. 주산지는 원래 일제때 농업용수를 가두던 용도였단다. 주산지에 도착했을때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서울로 가야하나, 자고 내일 여행을 할것인가 기로에 서서 꼬진 스마트 폰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