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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도협
    나라밖 이야기/중국 2018. 6. 30. 13:48

     

    옥룡설산의 마음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탓에

    정식 상견례때, 그러니까 옥룡설산 전망대에서는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영원히 제 모습을 숨길 수는 없었을 터, 

    차마고도를 걷는 내게 슬며시 제 모습을 보여준다.

    말그대로 기골장대한 옥룡설산은 제 매력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정상에는 억겁의 눈이 역사를 이뤄가고 차마고도 산 기슭에는 선인장이 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천태만상의 자연~

     

     

    말이, 마방이 걷던 길을 사람들이 걷고, 야크가 걷고, 염소가 걷고

    그리고

    소들도 구름따라 뚜벅뚜벅 제 길을 간다.

    말을 걸어도 대꾸조차 없이 그야말로 개무시의 표정이다.

    아니 소무시라 해야 맞겠다.

    차마고도에서는 소들도 도를 닦은듯 초연한 자태다.

     

     

    산 비탈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

    물도, 바람도, 하늘처럼 그렇게~

     

     

     

     

     

    산허리를 가로 질러 마방들이 오가던 길처럼 물길을 가로 질러 바람도 오간다.

     

     

     

     

     

     

     

     

    호도협, 말로만 듣고, 그림으로만 익히 봐왔던,

    말그대로 해석하면 호랑이가 건넌 협곡이라는 뜻임은 누구나 알 것이다.

    더없이 푸른하늘과 더없이 하얀 구름 아래  협곡의 탁한 황톳빛 급물살은 금방이라도 나를 삼킬것만 같고, 

    협곡을 훑고 지나가는 물소리는 마치  천둥이 치는 듯했다.

    그야말로 멘붕상태에 빠지게 하는 풍광 앞에서 나는 그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호랑이가 얼마나 용맹스러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호도협~

    저 거센  탁류를 거침없이 내달릴 호랑이가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만 같다.

    다름 아닌 호랑이니까~~

     

     

    이 협곡을 내려오는데는 수백개의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데도 한참이 걸렸으니 올라가는것 또한 한참에 한참을 더하는 시간이 소요 될 것이고 걸어 올라가는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력거 나시족들이 아무리 문명으로부터 동 떨어진 삶을 살아간다해도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음은 당연한 현실이다. 

    이 오지에서 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라고는 오로지 육신 하나로 할 수있는 이 인력거가 유일한 수단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마치 호도협 황톳물에 휩쓸리기라도 하듯~ 딜레마에 빠져 들었다.

    추적추적 내리던 빗속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걷던 어린 마부 생각에,

     한 눈에 들어오던 어린 노새의 힘겨운 발걸음을 보며 가슴 저리던 그 기억이 다시금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딜 레 마.

    나는 역시 이기적인 인간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그들의 생계보다 내가 맘 저리는 게 싫어서 나는 인력거를 앞에 놓고 애절한 눈빛을 보내던 그들을 외면하고 말았다.

    비록 내가 선택장애를 안고 살아가지만 다시 그 상황에 놓여도 나는 딜레마에 빠져 들고 말것임을 나는 안다.

     

     

     

     

    세계에서 물살이 가장 쎄다는 곳이니 물소리는 마치 천둥소리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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