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차마고도(1)
    나라밖 이야기/중국 2018. 6. 30. 13:38

     

    일본에 료칸이 있다면 차마고도엔 객잔이 있다.

    이름 만으로도 뭔가 신비스러움이 묻어 나는 나시객잔~

    현지인들의 터전 객잔은 점심을 먹여 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속살도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차마고도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28 밴드~

    28 구비를 가졌다 해도 붙여진 이름, 밴드라는 이름이 왠지 현지스럽지 않아 영 거슬린다.

    이곳 또한 부겐베리아가 객잔을 찾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빗장을 풀게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흔히 보던 노란 옥수수.

    이유도 없이 먹지 않았던 노란 옥수수다.

    브라질에가서야 멕시코에 가 보고서 여지없이 무너진 그곳 식품들의 선입견이 사라졌듯  나시객잔에서 이 옥수수를 보고서야 중국산에 대한, 중국산 옥수수에 대한 내 맘 속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 하나 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의미는 실로 크다.

     

     

     

     

     

     인간의 두다리로 지탱하기 어려운 곳을 우리는 노새를 타야 했다.

    노새가 얼마나 힘들까 하는 것 보다 무서워서 라는 이기적인 이 인간~

     

     

    초등학교때 예방주사를 맞기 두려워 뒤로 뒤로 물러섰던 것 처럼 객잔에서 나는 젤 마지막으로 객잔을 나섰었다.

    그러나 나는 첫번째로 말을 타고 출발해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두고두고 생각해 보건대, 누군가의 계략일 거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

    그 누군가는 지금도 절대 아니라고는 하지만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으니~~

     

     

     

     

     

    고산지대인 만큼 하루에도 수십번 기후는 변하고 만년설도 소낙비도

    이곳의 지형을 이해하게 한다.

    실오라기 같은 차마고도를 차와 동물가죽을 싣고 말을 앞세우고 걸었을 이 길을 소낙비를 맞으며 걸었다. 사람은 막다른 골목에선 초연해 진다던가.

    소낙비에 추위에 나의 전부를 내 놓았다. 나도 모르게 초연해 졌다.

    나를 태우고 터벅터벅 걷던 마부의 모습이 화상의 흔적처럼 짙게 뇌리에 박혔다.

    노새들은 명절 고속도로에 차량들처럼 가다 서고, 섰다 가고를 반복했다.

    미안했고 죄스럽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내릴 수도 없는 여정,

    나시족들에게 있어 이 노새가 갖는 재산적 가치는 우리가 노새를 탈 때라야만 성립된다.

    우리가 제공하는 돈으로 그들은 자녀의 교육도, 기본적인 삶도 영위할 수 있다고 하니 ㅠ

    나름 넉넉히, 살며시 나의 마부 주머니에 돈을 넣어줬다.  

    미안했던 마음을 종이 쪼가리 몇 잎으로도 상쇄할 수 있슴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2시간의 노새를 타고, 2시간을 걸어서 첫번째 당도한 차마객잔이다.

    마부도 말도 누리지 못했을 오골계 백숙으로 배도 영혼도 채웠다.

    무쇠난롯가에서 흠뻑 젖은 신발을 말리느라 옹기종기 앉았던 인간들~

    인간들의 원초적 본능인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너무도 고마운 곳이다.

    인간들의 삶이 최대한 단순할때 행복지수는 높아진다는 나 나름의 철학~

    옥룡설산을 코앞에서 바라보며 느긋하고 또 느긋한 시간을 보낸 이날을

    나는 영원이 잊지 못할 것이다.

     

     

    하룻밤을 쉬고 또 웅장하기 이를데 없는 옥룡설산과 어깨동무를 하고 걷는다.

    나는 적어도 이 차마고도에서만큼은 속세를 잊었다.

    누구든 이곳에서 속세를 생각한다고 하면 그는 자연을 누릴 자격이 없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어떤 곳에서 누렸을 힐링의 시간도 감히 이곳에서의 힐링의 시간에 견줄 바가 아니다.

     

     

     

     

     

     

     

     

    정면에 보이는 붉은 기둥이 방 한칸이다.

    트래킹 족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택한 그들이 어느덧 우리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법을 터득한 듯 보였다.

     

     

    중도객잔이다. 객잔과 객잔 사이를 지나는 트랭킹 족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곳.

    그렇다고 그들은 반대 급부를 바라지도 않는다. 문명을 모르고 사는 것이,

    그 어떤것과 비교하지 않고 살 때에   인간은 더 없이 행복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시족 후손들일 것이다. 계절의 변화처럼

    사람도 나고 지고~이승과 저승사이 어디쯤처럼 인간들은 오늘도 그 터전이 어딜지라도 말없이 묵묵히 살아간다.

    저 해맑게 웃는 아이를 보며 손주 생각이 났다.

    풍요 속에서 자라는 우리의 아이들과 문명과 물질을 모르고 살아가는 저 아이들들 중 누가 더 행복하다 아니다 말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저 아이들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부디 저 해맑은 아이의 미래에 행복이 있기를~ 

     

     

     

    관음 폭포다. 폭포 허리를 질러 차마고도가 이어져 있다.

     

     

    제주도 엉또 폭포처럼 비가 올때만 그 온전한 폭포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밤새 온  비 덕분에 산 곳곳에 폭포가 생겨나고 트래킹 내내 그 폭포의 비경에 행복했다.

    자연이 내어주지 않으면 절대로 누릴 수 없는 풍광들~

     

     

     

     

     

     

     

     

     

     

    '나라밖 이야기 > 중국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그렐라  (0) 2018.06.30
    호도협  (0) 2018.06.30
    여강(수허고진)  (0) 2018.06.30
    여강  (0) 2018.06.30
    여강 고성  (0) 2018.06.3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