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밖 이야기/일본
-
다까마스 나오시마나라밖 이야기/일본 2023. 1. 19. 11:56
(22년 11월 30~12월7일) 뉴질랜드를 다녀온지 한달이 지났다. 역학과 사주는 과학이 맞나보다. 봄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와 겨울의 초입을 그리고 곧 깊고 깊은 겨울을 맞았다. 춥다, 잃어버린 가을이 몹시 그립다는 핑계로 지금 한창 가을이라는 일본 본 섬에서도 또 다른 섬 시코쿠로 간다. 역마살을 이기지 못해서~ 과학을 극복하지 못해서~ 가가와현 나오시마는 원래 제련소가 있던 곳으로 최악의 산업폐기물이 쌓인 버려진 섬이었다. 출판사업, 교육사업, 노인간호사업을 내세워 성공한 베네세 그룹 회장인 후쿠다카 소이치로가 이 섬을 살려보겠다는 작심하고 1987년 건축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안도 다다오와 손잡고 나오시마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술의 섬이 됐다. 절망의 섬에서 희망의..
-
북해도(1)나라밖 이야기/일본 2018. 7. 26. 09:51
(2018년 7월 3~11) 여름의 여행지는 물론 우리나라의 더위를 피해서 가는 목적이 있는지라 우리나라보다 시원한 곳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7박8일 일정, 북해도에 관한 공부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무슨 섬 하나에 7박 8일이냐고 버럭했던 나였다. 북해도에 대한 지식이라곤 홈쇼핑 상품 스케쥴 정도가 전부였으니~ 스케쥴을 짜고 계획했던 울 집 히틀러님 왈, 공부 좀 해라, 공부~라고 핀잔을 듣고서야 북해도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었다. 처음부터 북해도의 면적을 파악하곤 입을 떡 벌렸다. 거의 남한 만하다니~그야말로 헉이었다. 정확하게 말해 남한의 80%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한때 쓰리랑 부부라는 개그프로에서 으메~ 기죽어, 으메~ 기살어, 를 탄생시킨 김미화의 유행어처럼 나는 헉에 이어~ 으메 기죽어~~..
-
북해도(2)나라밖 이야기/일본 2018. 7. 20. 16:37
오타루에서 출발하여 후라노로 간다. 오염된 도랑물 같은 오타루 운하에 실망, 패키지 여행지는 과감히 빼기로 결정~ 그러나 라벤다 축제로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후라노지역 팜 도미타 농원만은 뺄 수가 없는 노릇. 이곳은 국영철도 카렌다에 이곳 사진이 실리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곳 또한 인위적으로 가꾼 농원이긴 하나 꽃 농원이라는 상징성과 꽃이 주는 정서적 안정이 큰 힐링을 준 곳이기도 하다. 8월달이 라벤다 축제가 열리니 이제야 꽃들이 봉우리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꽃 축제란 그 개화시기를 딱 맞추기 쉽지 않으니 이정도에서 만족하고 다시 길을 마일드 세븐 언덕으로 간다. 팜 도미타 농원의 인증샷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색이 주는 그대로 드러내고 보이려는 주인의 마음이 읽힌다. 라벤다 농..
-
북해도(3)나라밖 이야기/일본 2018. 7. 20. 16:27
북해도 카미카와정 소도시에 있는 소운쿄계곡 옆에서 하룻밤을 잤다. 소운쿄는 폭포가 많은 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유성폭포와, 은하 폭포등 2개의 폭포가 소운쿄 계곡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이 계곡은 다이세쓰 대설산의 일 부분인데 대설산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라고 한다. 러브레터의 배경지로 유명하다. 섬나라에 산치곤 너무도 웅장하다. 이즈음에는 야생화가 많이 피는 시기라 트래커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의 산사랑은 이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가능하다. 우리와 같은 숙소에 묵은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우리나라 청년들이었으니까~ 우리가 트래킹을 못할 바는 없지만 우리가 아닌 나는 이미 능력 상실이라 깨끗이 포기해야 했다. 포기는 빨라야 한다는 평소의 내 지론이 빛나는 순간이기도 ..
-
북해도(4)나라밖 이야기/일본 2018. 7. 20. 16:07
겨울에 쇄빙선 관광으로 유명한 북해도 동부에 있는 소도시 아바시리에서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시레토코로 가는 날이다. 물론 가는 길에 있을 북해도 국정공원으로 지정된 야생화원도 큰 비중을 뒀었다. 우리나라 공원들은 거의가 인공적인 공원이라면 북해도의 공원들은 자연공원들이라는데 기대가 컸다. 내비를 볼 필요도 없이 한 눈에 들어온 끝없이 펼쳐진 야생공원 앞에 차를 세웠다. 부러우면 진다지만 나는 기꺼이 지기를 작정했다. 야~~~~~~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던건 입이 없어서도 아니요, 말이 부족해서도 물론 아니다. 다른 그 어떤 수식어로도 그곳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자 사족이 될 뿐이었다. 내 두 눈으로 다 담기에는 내 눈이 작기도 하겠지만 너무나 광할하여 눈이 광주리 만하다해도 다 담을 수..
-
북해도(5)나라밖 이야기/일본 2018. 7. 20. 06:49
이칸 국립공원 굿샤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굿샤로 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광, 흐리지만 오츠크해가 접해 있는 시레토코가 어렴풋이 보인다. 시레토코에서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겨우 차에 싣고 오늘밤 숙소가 있는 굿샤로 호숫가 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북해도 북동부 시레토코로부터 쉬지 않고 2시간을 달려 온 오지 중의 오지임에도 세계 천태만상의 인간 군상들이 모여들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물이 있는 곳엔 안개가 있게 마련이지만 굿샤로 호수는 제 몸을 꽁꽁 감춘 가운데 한 줄기 햇살이 호수에 쏟아졌다.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쾌쾌묵은 그 단어가 떠올랐다. 저 멀리 지평선에 닿아 있는 곳이 차로 2시간 달려온 아바시리라니 북해도 면적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천혜의 자연을 지키고 보존을 잘 한 덕분이기도 하지..
-
남큐슈(4)나라밖 이야기/일본 2018. 2. 20. 16:48
기리시마에서 미야자키를 돌아 다시 기리시마로 돌아왔다. 전날엔 두런 맨살을 드러냈던 기리시마다케가 밤새 하얀 고깔을 쓰고 나를 맞았다. 두번째 밤을 보내고 삼일째 여정을 이어간다. 큐슈 끝자락이자 태령양의 시작점인 이브스키는 해변이 검은 모래라는 특성을 지녔다. 검은 모래찜질과 태평양을 바라보며 하는 노천 온천욕이야말로 천상의 세계에서나 누릴 호사가 아닐까 싶었다. 자판기의 나라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음을 이 큐슈 끝자락에서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온천입장 티켓도 검은 모래 찜질 티켓도 자판기에서 사야한다. 문명으로 부터 저 멀리 지평선이 오츠크해가 맞닿아 있는 쿠시로 해안일 것이라 짐작~한발 물러나 자연에 동화되고 싶어 떠난 여행이지만 그곳에서 역시 문명에 발목이 잡히고 만다. 그래서 루소는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