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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하모니 (Harmony)
    문화생활 감상기 2011. 6. 9. 07:41

     

     

     

    많은 사람들이 바쁜게 좋은거라고들 한다.

    과연 맞는 말일까?

    적어도 나는 남의 집에 빌리러 가는 일만 없다면 돈보다 시간많은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고 싶은 곳에 갈수 있는 시간, 보고싶은 사람을 보고 사는 즐거움,

    계절의 바뀜을 느끼면서 사는 여유야 말로 돈과 비교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도 직장에 다녀봐서 알지만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라는 것은 보편적인 진리에 속하더란 말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행복인 먹는 즐거움을 시간에 침해 당하지 않는 행복,

    밥도 출근시간에 쫒겨 김밥으로 빵으로 떼워야 하는 서글픔으로부터 해방,

    가족들의 식사마저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떼우는 것이라면 그 어떤 가치도 그 행복을 앞설수는 없지 않겠는가!

     

    난 요즘 난분분한 춘설처럼, 널러리한 시간을 즐기며 살고 있다.

    영부인도, 회장 사모님도 부럽지 않는 시간적 여유, 마음적인 여유를 즐긴다는 말이다.

     

    어제 영화 하모니를 봤다.

    어떤 스토리인지 감독이 누군지도 모른 채 ~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향하듯 외출길에 나도 모르게 나의 발걸음은 극장으로 향했다.

    의형제, 하모니~~ 내 여리고 고운 심성답게<ㅋㅋ> 나는 하모니를 선택했다.

     

    <청주여자교도소>

    여자 재소자들의 일상생활을 그린 이야기였다.

    여자들이 무슨 그리 큰 죄를 졌겠느냐고들 하겠지만 의외로 사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죄수들이 많았다.

    주로 남편으로 부터 상습 구타를 당하다 우발적인 사고가 살인으로 이어지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인공은  김문옥 역을 맡은 중견배우 나문희다.

    그 역시 딸 하나를 남긴 채 남편과 그 내연녀를 죽인 사형수가 되고만다.

    또 한 여죄수는 임신 한 채 입소하여 교정시설 내에서 사내 아이를 낳고 기른다.

    우리나라 형행법상 여성수용자가 교정시설에서 출산할 경우, 유아를 교정시설내에서 양육할 수 있는 기간은 생후 18개월까지로 제한한다. 라고 되어있다.
    18개월이 되어 아기를 입양 보내야 했던 정혜(김윤진), 가족마저도 등을 돌린 사형수 문옥(나문희),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진 채 살아가는 여자교도소에 하모니라는 이름의 합창단이 결성된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단 하루를 위해 4년여의 그들의 하모니가 높디 높고, 차디 찬 교도소의 담벼락을 넘어 세상속으로 퍼져 나간다.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의 형태는 아니겠지만 알고보면 그 또한 우리의 이웃임은 분명하다.

     

    기약없는 집행을 기다리며 살아가야 하는 미결수들의 심리적 갈등속에서 이뤄낸 그들의 하모니가 차라리 눈 속을 뚫고 핀 노란 복수초같았다.

    죄수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사형제도에 관한 단상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진 영화였다.

     

    작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살인범이야기가 온 언론매체를 장식할 때 나도 판사의 판결문처럼 저런 흉악범은 세상으로부터 영원한 격리가 필요하다며 핏대를 올렸었다.

    그러나 영화 <하모니>를 보면서 나 역시 사형제도에 관한 복잡미묘한 단상엘 젖어 들었다.

     

    합창단을 이끌면서 또 하나의 삶의 의미를 가지려 했던 사형수 나문희,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나문희를 말없이 배웅하던 수형자들의 모습과 나문희의 희미한 미소가 상영관에 불이 들어오고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게 하였다.

    차라리 사형수 나문희의 걸음은 담담한데 ~~

     

    뒷줄 어디선가 초로의 신사가 못내 안타까운듯 중얼거렸다.

    "좀 살려주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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