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신 여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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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둘렛길, 천아숲길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6:59
제주도 여행 스케쥴을 짜며 형진님이 부르고 또 부르던 그 이름 천아숲길을 갔다. 중독이라면 약물 중독만 있는게 아니다, 노래도 중독성이 있고 물론 먹는것도 중독성을 띤다지만 난 형진님의 천아숲길 타령에 어느새 중독이 되어버렸다. 이름이 갖고 있는 중독성도 한 몫 하는듯 하다. 천아 숲길. 참 귀하고 아름다운 이름이다. 60 중반인 내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아이를 하나 다시 낳는다면 아이 이름을 천아로 짓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마저 갖게 하는 천아 숲길. 형진님과 나는 이번 열이틀의 일정 중 가장 으뜸인 곳으로 망설임없이 천아숲길을 꼽았다. 여행지마다 다른 계절에 다시 오자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부끄럽지만 단 한번도 그 다짐을 이행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정말정말 다짐 또 다짐을 한 천아숲길, 올 가을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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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오름, 추억의 숲길, 어승생악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6:46
일본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설계한 건축물이자 교회다. 두번째 방문이지만 크나 큰 감흥은 없다. 종교시설이라기 보다 관광지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서귀포 자연 휴양림에 짐을 풀고 짜투리 시간에 잠시 다녀왔다. 솔오름이다. 여기도 일정엔 없던 곳이었으나 오가다 차들이 끝없이 서 있었던 즉, 궁금한 걸 못 참는 나, 차를 세우고 안내도를 봤다. 솔오름이란다. 물론 갔다. 초입부터 데크 계단이 발걸음을 멈칫거리게 한다. 그러나 한라산이 잡힐 듯하고 서귀포 해안이 그림처럼 펼쳐진 장관을 볼 수 있다는데 어찌~ 같이 안경을 쓴 처지지만 형진님은 참 가까이도 멀리도 잘 본다. 가끔 그가 벗어논 안경을 써 볼만큼 신기방기하다. 솔오름 바로 옆 구획정리가 잘 된 논밭같은 곳이 눈에 들어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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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오름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6:34
어리목 탐방로를 들어선지 족히 2시간은 된 듯 싶다. 사제비 동산에 도착했고 멀지 않은 곳에 백록담도 만세동산도 눈에 들어왔다. 쉬고 또 쉬며 가다보니 그다지 어려운 코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가진 게 시간 뿐이었던지라 ~ 여기는 사제비 동산이다. 한라산의 역사가 군데군데 벌거벗은 몸으로 서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인지는 모를 일이나 죽어서도 족히 몇백년은 됬지 않나 싶다. 남벽이다. 웅장하다. 라는 말 밖에~ 드디어 윗세 오름에 도착했다. 누운오름, 족은 오름, 붉은 오름을 일컬어 윗세 오름이라 ~ 날씨는 더없이 쾌청하다. 20여년 전, 백록담을 보겠다고 먼 길을 나섰던 그때는 백록담에 올랐지만 운무로 한치 앞도 볼 수없었다. 성판악에서 진달래 대피소, 그리고 백록담에 올랐다가 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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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 영실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5:20
20여년이 지났지 싶다.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서고 싶다던 꿈을 이루긴 희미하나마 한번, 두번 그리고 세번째다. 늘 생활에 쫒겨 급히 다녀와야 했던 두번의 기회는 오랜 세월이 흐르기도 했거니와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면 온전한 내 기억은 없다. 시간의 구애없이 마음에 조급함이 없는 텅빈 가슴으로 한라산을 맞이하고 싶었다. 뜻을 품었기에 22년 봄,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 계절에 제주에 그리고 한라산에 발을 내딛지 않았나 싶다. 차를 영실에 세우고 1100도로를 제주와 서귀포를 오가는 버스를 이용해 15분 정도를 달려 어리목에 도착했다. 다시 30여분을 걸어 한라산의 황금코스 어리목~영실 코스 시작점에 섰다. 곧 목도교가 나타났다. 헉헉거리던 숨을 다 토해내고 돌아서니 조릿대밭과 제주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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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동거문이 오름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5:04
나는 돈 되지 않는 일을 즐겨하는 편이다. 돈 되지 않는 글쓰기, 사진찍기, 붓글씨, 문인화 기타와 등등..... 이십여년을 미모 5인방 친구들과 동행하는 여행길에 자칭타칭 가이드다. 얼마전 권사님이신 친구가 하이톤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자야,자야~~ 우리 비밀의 숲 다녀왔니? 시크릿 가든이렸다. 난 갠적으로 비밀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리고 돈 주고 입장하는 여행지는 일단 거르고 보는 스타일인지라 물론 안갔다. 친구는 텔비에 지금 나오는데 넘넘 멋지단다. 안 모시고 간 게 마치 나의 죄인양 했다. 넘넘넘 좋다니 안 가볼 수 있나, 그래서 갔지. 물론 내 눈엔 넘넘 좋지 않았다. 너무 좋은 곳을 많이 봐 온 폐단일 수도 있을테지. 남편의 카메라엔 물론 내 독사진이 삼나무 숲보다 빽빽하다. 사람도 없고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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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온 제주, 물영아리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4:56
2022년 3월 26일~4월6일 24시간 함께 지낸지 어느덧 세달이 차 간다. 서로의 노력 덕분인지 큰 다툼은 없었다. 서로의 불만이 왜 없겠냐마는 가슴 속에 꾹꾹 눌러 온 감정들을 털어 내야만 앞으로도 또 잘 살지 않겠는가 싶어 짐을 꾸렸다. 고흥에서 1박을 하고 아침 9시 반 제주항 배에 차도 몸도 실었다. 일단 12일의 일정 그리고~ 제주행 아리온 제주호에는 꽃길만 걸어요, 라는 응원 글이 마치 인생 2막을 여는 우리를 향해 건너는 인사같았다. 점심 시간에 도착하여 우리의 숙박지인 붉은오름 휴양림에서 짐을 풀었다. 사려니 숲길 옆이니 편백숲은 기본이다보니 풍광은 더 평화롭다. 숙박지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물영아리 오름으로 몸풀기를 나섰다. 오름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야 보니 그 깍아지듯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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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섬구신 여행가다 2022. 4. 14. 14:43
21년 푸른 가을에 절친 호숙이와 함께 왔던 쑥섬, 일명 고양이 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때 역시 점만 찍고 갔던지라 온전히 쑥섬을 다시 즐기기라 했던 혼자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갔다. 지난 가을엔 호숙이와 나로도 여객 터미널을 건너다 보며 차를 마셨던 그 갈매기 까페. 기쁘던 슬프던 아프던 지나면 모두 추억이 된다.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풍경, 누구나 인생샷을 찍겠다고 줄이 섰다. 제주도 금호 리조트 앞에서 본 한반도 지형도 있었지. 환희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사람은 누구나 탁 트인 곳에 서면 환희가 터져 나오는건 인지상정이지 싶다. 나 역시 환희가 만면의 미소를 만들어 냈다. 이름없는 섬을 이름있는 섬으로 만든 건 이름없는 자들의 수고가 있기 때문이다. 전남 1호 민간정원엔 꽃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