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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10, 9/10, 10(정선 하이원 하늘길)
    구신 여행가다 2021. 10. 12. 09:48

     

    한글날을 낀 대체 휴일이다. 올해가 마지막 캠핑여행이지 싶다. 2박3일.
    늘 고향오가는 길에 스쳐 지나던 곳이자 한때는 노후 정착지로 생각했던 강원도 정선으로 떠났다.
    물론 내 뜻은 절대 아니다,
    연휴인지라 원하는 캠핑장을 찾기 어려웠던지 손가락 끝에 얻어걸린 정선 자연학교 캠핑장.
    그리고 스케쥴에 맞는 여행지를 찾았던 모양이다.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곳이기에 내 마음속에서는 아예 있지도 않던 여행지인 셈이다.
    정선 하이원 하늘길이다.
    6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의 동력이었고 땔감인 구공탄의 원료였던 석탄을 캐 기차역까지 실어 나르던 도락꾸가 오가던 길이다.
    해발 1,200미터에 조성된 이 숲길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사시사철 찾아 힐링할 수있는 곳이 됐다.

     

    세월의 더께를 느끼게 하는 나무뿌리

    백운산 해발 1426미터. 백운산 정상 경천봉이다.

    산돼지 퇴치 목탁종 표시목이다.
    멧돼지 출현이 잦다는 의미인줄은 알겠는데 두려움보다 웃음이~

     

    이 길을 보면 누구라도 석탄을 나르는 길이라는 의미보다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저 있는 길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싶을 것이다.
    구름도, 낙엽도 양탄자처럼 깔려있고 그 위로 차분히 흩날리는 이슬비 내리는 초가을 풍경이 더 없이 정겹다.
    더 세월이 흘러 이 사진을 보며 나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그려 낼 것이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매일매일을 죽음의 사선을 넘나들던 우리네 아버지들이 계셨다.
    내 목숨보다 오로지 자식들을 키워내기 위해 벤또 하나 믿고 들고 나던 막장~
    우린 삶의 한계에 다다랐을때 흔히 막장인생이라고들 쉽게 말하지만 우리네 아버지들은 오로지 안전모에 붙어 있는 계란만한 램프 하나에 자신을 의지한 채 묵묵히 막장의 삶을 살아내셨다.
    지열 30도를 오르내린다는 막장 갱도를 방진마스크를 착용한 채 365일 드나들던 막장. 산업전사라 불렸지만 더이상 물러 날 곳이 없는 막장인생을 사셨던 분들의 명복을 빈다.

     

     

     

    도롱이 연못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이 광부를 남편으로 아버지로 둔 가족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곳이다.
    석탄이 산업의 기초 에너지로 쓰였고, 땔깜인 구공탄의 원료였던 석탄을 캐내던 탄광갱도와 밀접한 연못이라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지금은 이 아름다운 모습에 힐링의 목적으로 관광객들이 찾아오지만 사실 이 연못은 지반침하로 생긴 생태연못이다.
    이 도롱이 연못은 화절령 일대에 기대어 지난한 삶을 살아오던 광부의 아내들이 남편의 무사고를 기원하며 빌고 또 빌던 아픔의 연못이다.
    이 연못에 도룡룡이 살아 있다는걸로 갱도에 안전을 가늠했던 광부가족들에겐 위안의 연못인 셈이다.
    멧돼지 퇴치용 목탁종이 있던 걸로 봐서 미루어 짐작했듯이 노루와 멧돼지 등 야생동물들이 물을 찾아 오갔을 연못이자 도룡룡이 알을 낳아 생태의 신비함을 간직한 연못이기도 하다.
    그리고 4계절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힐링의 연못이 바로 이곳 도롱이 연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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